리튬황배터리 성능 저하 난제 풀렸다…상용화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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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황배터리 성능 저하 난제 풀렸다…상용화 성큼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4.1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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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硏 연구팀, ‘리튬 폴리설파이드’ 문제 해결
경량·유연성 강화로 차세대 모빌리티 활용 기대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저비용 플렉시블 고용량 리튬황배터리.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저비용 플렉시블 고용량 리튬황배터리.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리튬황배터리(Lithium-sulfur Battery) 상용화의 가장 큰 난제로 꼽혀왔던 ‘리튬 폴리설파이드(Lithium Polysulfides)’ 문제를 해결했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명성호)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박준우·홍정원 연구원·백강준 부경대 교수)이 ‘저비용 플렉시블 고에너지밀도 리튬황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리튬황배터리는 니켈이나 코발트 같이 비싼 희토류를 양극재로 사용하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자원이 풍부한 황(S)을 양극재로 사용, 전지의 제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또 이론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무려 5배나 높아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과 황이 만날 경우 황화리튬(리튬 폴리설파이드)이 되는데, 이 중간 생성물이 전해액에 대한 높은 용해도로 인해 ‘용출 현상(polysulfide shuttle)’을 일으켜 충·방전이 거듭될수록 양극 활물질이 손실되는 문제가 있다. 황이 지속적으로 전해질에 녹아 결국에는 황의 양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는 수명과 안전성 저하와 직결돼 리튬황배터리의 상용화를 막는 걸림돌이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연구원 연구팀은 활성탄과 인(P)을 활용했다. 숯처럼 작은 기공(氣孔)을 가진 활성탄은 흡착성이 강해 각종 필터나 탈색제로 사용되는데, 연구팀은 활성탄을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 코팅 소재로 이용해 충·방전 시 발생하는 리튬 폴리설파이드를 물리적으로 잡아냈다. 또 흡착력이 높은 인을 탄소재에 도핑해 물리·화학적 이중 캡쳐링으로 리튬 폴리설파이드에 따른 리튬황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막았다.

연구팀은 리튬황배터리의 플렉시블(flexible) 기능도 강화해 활용도를 높이는데도 성공했다. 황 양극에 전기 전도성이 높으면서도 강도가 세고 유연한 탄소나노튜브(CNT) 소재를 사용해 무게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집전체를 제거하고 굽히거나 휘어질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리튬황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kg당 400Wh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가볍고 장시간 운행이 필요한 항공우주, 플라잉카, 드론 등 미래형 항공 모빌리티의 배터리 분야에서 크게 활용될 전망이다.

박준우 박사는 “리튬황배터리는 값싸고 풍부한 황과 탄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희토류가 부족한 국가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이번 성과를 기존에 연구원이 개발해 보유하고 있던 ‘고체 전해질 저가 대량 합성 기술’과 융합해 차세대 리튬황전고체배터리 원천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독일 와일리 출판사의 재료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스몰(Small)’의 표지논문(Front Cover)으로 게재됐다.

(왼쪽부터) 전기연 박준우 박사·홍정원 연구원, 부경대 백강준 교수.
(왼쪽부터) 전기연 박준우 박사·홍정원 연구원, 부경대 백강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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