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한전 인턴은 제2의 삶의 터전이자 희망 제작소
상태바
[독자투고] 한전 인턴은 제2의 삶의 터전이자 희망 제작소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10.25 2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문환/한국전력 북부산전력지사 장애인 인턴

나는 1961년생 하지 지체 장애 3급이다. 1986년 지방공무원 공채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해 28년 7개월간 부산시 구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장애를 극복하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주민친화 행정을 펼친 끝에 시장상, 행정안전부장관상, 법원행정처장상을 받은 모범 공무원이었다. 특히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쌀 나눔 운동, 생활주변 쓰레기청소 등 마을을 깨끗이 하는 환경정비운동, 주민들의 불편한 것을 해결하는 생활 불편 해소 운동 등을 주민들과 함께 수행했다.

세월이 흘러 2011년(51세)에 6급 동사무장이라는 중간 간부역을 맡아 주민과 함께 공감, 소통행정을 이뤘으나 장애인 관리자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거부감, 상사들의 비토와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감을 몸으로 느끼며 심한 우울감에 빠져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2015년 10월 반강제 명예퇴직을 한 후 직장을 잃고 나서 오는 무기력함과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으로 대인기피증, 대화 단절, 우울감에 빠져 인생의 암흑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한전 부산울산본부에서 장애인 인턴직원을 선발한다는 공지를 보고 인턴직에 도전해 20개월간 장애인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게 됐다. 한전 북부산전력지사에 인턴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난생처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와 전기를 수송하는 송전선로, 전압을 바꾸는 변전소 전반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전력설비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며 작동 및 기능 설명을 들으니 막연하게 고압선에 대한 공포심(고압선 옆에 살면 암에 걸린다 등)을 떨쳐 버릴 수 있었다. 또 한전 직원들이 국민들에게 정전이 없도록 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모습과 우리의 삶이 전기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전기의 소중함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기존에 느껴왔던 한전의 부정적인 모습에서 실제 제가 근무하며 느낀 한전의 모습은 이랬다. 전력시설물을 관리 운영하는 직원들의 전문지식과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시스템적으로 수행하는 모습에서 ‘똑똑하고 든든한 한전’의 모습을 봤다. 그리고 직원들이 모은 돈과 봉사기금으로 소외된 계층에 대한 실제적인 봉사활동에서 ‘따뜻한 한전’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전 인턴 생활로 인해 매일 아침 갈 곳이 있는 직장이 있어 행복하고 이로 인해 삶의 기쁨이 충만했으며, 가족관계도 회복됐다. 한전 인턴은 나의 제2의 삶의 터전이자 희망제작소다. 대통령의 말 중 “장애인 가정의 최대 복지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한전 부산울산본부에 깊이 감사드리며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고 친절하게 대해준 북부산전력지사 직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매사에 감사한 마음과 겸허한 자세로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남아있는 기간 더욱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